양재동 "작은 공간"에서 땀흘리면서 떡복이를 먹었다. 70~80년대 감성의 옛스러운 분위기가 떡볶이 맛을 더했다. 식사 후 영종도로 이동해 처가댁과 산책을 즐겼다. 영종도 앞바다를 따라 반짝이는 윤슬이 오랜만에 감성을 자극했다.
봄이 늦었는지 살랑이는 바람에 아직도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빙글빙글 돌며 낙하하는 꽃잎이 나뭇가지 사이로 비추는 햇빛을 건드릴 때마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만 같았다.
이른 저녁으로 "선녀풍"에서 물회를 먹었다. 황제물회란 메뉴를 (대) 자로 주문했는데, 5~6명이 먹어도 충분할 만큼 양이 넉넉했다. 4살짜리 조카도 시큼한 맛이 썩 괜찮았는지, 입가에 소스를 묻혀가며 물회를 오물조물 씹어삼켰다.
배를 두드리며 후식으로는 "동양염전"에서 빵과 커피를 즐겼다. 염전을 운영하던 부지를 개조해 층고가 높은 카페를 만들었는데, ㄴ 자 모양의 건물 사이에 위치한 연못이 과거 염전의 모습을 연상시켰다. 늘 그렇듯, 스토리는 힘이 쎄다.
해질 무렵 돌아오는 도로 위 하늘이 대학생 시절 스위스 여행 시 쳐다봤던 하늘을 닮았다. 차를 반납하기 위해 그린델발트에서 제네바 공항으로 운전하면서 졸릴 눈을 비비며 운전하던 그 때가 그리워졌다. 대학 동기와 잠을 깨기 위해 교대로 운전하면서 무한도전을 틀어놨었는데.
귀가 후에는 "닥터 차정숙"이란 드라마의 1화를 시청했다. 의사의 삶을 포기하고, 가정주부가 된 주인공이 삶에 회의를 느끼고 새로운 변화를 도모하는 스토리가 예상된다. 연기파 배우들이 줄줄이 나와 극중 캐릭터에 몰입감을 더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오늘 하루도 다채로운 경험과 컨텐츠로 가득했다. 감사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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